eGFR 공식이 여러 개인 이유: CKD-EPI 2021 vs 2009 vs EKFC, 한국인에겐 어느 것이?
이 글은 추정식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합니다. 어느 공식이 "내 진짜 콩팥 기능"인지 결정해 주지 않습니다. 어느 공식으로 계산하든 만성콩팥병은 이상 소견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의료진이 진단합니다.
같은 크레아티닌 1.2 mg/dL을 넣어도, 검사실이 쓰는 공식에 따라 eGFR은 몇 mL/min씩 달라집니다. 때로는 그 차이 때문에 KDIGO 범주가 통째로 바뀝니다. 왜 공식이 하나로 정리되지 않았는지, 각 공식이 무엇을 고치려 했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추정식이 하는 일 — 실측 대신 역산
사구체여과율의 진짜 측정법은 이눌린이나 이오헥솔 같은 표지물질을 주입하고 그 청소율을 재는 것입니다. 정확하지만 몇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큽니다. 그래서 일상 진료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하나를 가지고 역산합니다.
역산에는 반드시 가정이 들어갑니다. "이 나이·성별의 사람이라면 근육량이 대략 이 정도일 테니, 크레아티닌 생성량도 이 정도일 것이다"라는 가정입니다. 가정을 어떤 인구집단의 데이터로 세웠느냐가 공식마다 다르고, 그래서 공식이 여러 개입니다.
CKD-EPI 2009 — 그리고 인종 계수
2009년 Levey 등이 발표한 CKD-EPI 공식은 오래 표준이었습니다(Ann Intern Med 2009;150(9):604–612). 구조는 지금과 비슷하지만 계수가 다릅니다.
eGFR = 141 × min(SCr/κ,1)α × max(SCr/κ,1)−1.209 × 0.993나이 × 1.018(여성) × 1.159(흑인)
κ = 0.7(여)·0.9(남), α = −0.329(여)·−0.411(남)
문제는 마지막 항목이었습니다. 흑인인 경우 값에 1.159를 곱해 eGFR을 약 16% 높게 잡았습니다. 통계적 근거는 개발 데이터에서 흑인 참여자의 크레아티닌이 평균적으로 높게 관찰됐다는 것이었지만, 이를 인종이라는 사회적 범주로 코드화한 것이 논쟁을 불렀습니다. 인종은 생물학적 구분이 아니고, 자기 보고에 의존하며, 혼혈인 경우 적용 자체가 모호합니다. 무엇보다 계수가 곱해지면 eGFR이 올라가 진단·전문의 의뢰·이식 대기자 등록이 늦어질 수 있다는 실질적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이 변경의 임상적 파급을 실제로 추적한 연구도 있습니다. Muiru 등(Clin Infect Dis 2023;76(3):461–468)은 HIV 감염인 코호트에서 인종 보정 공식과 인종 없는 2021 공식을 각각 적용해 신장병 진행의 인종 간 차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습니다. 인종 없는 공식으로 바꾸자 흑인 참가자의 16%가 더 나쁜 eGFR 단계로 재분류됐고, 저자들은 기존 공식이 진행 위험이 높은 집단을 가려 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공식을 바꾸는 일은 숫자 놀음이 아니라 누가 환자로 분류되는가를 바꾸는 일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CKD-EPI 2021 — 인종을 빼고 다시 적합
2021년 Inker 등은 인종 없이 크레아티닌·나이·성별만 쓰는 공식을 재적합해 발표했습니다(NEJM 2021;385(19):1737–1749). 미국신장재단(NKF)–미국신장학회(ASN) 합동 태스크포스가 "GFR 추정식에 인종을 넣지 말 것"을 권고하면서 널리 쓰이게 됐습니다.
흔한 오해입니다. KDIGO 2012판은 "CKD-EPI 크레아티닌 공식"을 지목했지만, 2024판은 그 권고를 갱신해 특정 공식을 지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CKD-EPI 계열, EKFC 계열, 그리고 각각을 특정 지역용으로 수정한 판본을 검증된 공식의 세 갈래로 나란히 제시합니다.
2024판이 실제로 권고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 ① 여과 표지자 수치를 그대로 쓰지 말고 검증된 추정식을 쓸 것(권고 1.2.4.1), ② 지역 안에서는 같은 공식을 쓸 것, 그리고 "해당 인구집단에서 검증됐고 가장 잘 맞는 식"을 고를 것(실무지침 1.2.4.1), ③ eGFR 계산에 인종을 쓰지 말 것(실무지침 1.2.4.2).
2024판 본문은 오히려 비흑인 집단에서는 2009판이 2021판보다 P30 정확도가 높다고 적고 있습니다(다만 그 차이는 실측 GFR 자체의 변동폭에 비하면 작다고 덧붙입니다). 즉 "인종을 빼라"는 것과 "2021 공식을 쓰라"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eGFR = 142 × min(SCr/κ,1)α × max(SCr/κ,1)−1.200 × 0.9938나이 × 1.012(여성)
κ = 0.7(여)·0.9(남), α = −0.241(여)·−0.302(남). 인종 항목 없음.
다만 원 논문 자체가 한계를 솔직히 적었습니다. 인종을 빼고 나이·성별만 쓴 식은 흑인 참여자에서 실측 GFR을 중위 3.6 mL/min/1.73 m² 낮게, 비흑인 참여자에서는 중위 3.9 높게 추정했습니다. 저자들의 결론은 "그러니 인종을 되살리자"가 아니라, 크레아티닌과 시스타틴C를 함께 쓰는 조합식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스타틴C 조합식 — KDIGO가 더 권하는 쪽
시스타틴C는 모든 유핵세포가 만드는 단백질로, 근육량에 덜 좌우됩니다. 크레아티닌의 가장 큰 약점을 정확히 보완하는 셈입니다. 2021년 논문의 조합식은 이렇습니다.
eGFR = 135 × min(SCr/κ,1)α × max(SCr/κ,1)−0.544 × min(SCys/0.8,1)−0.323 × max(SCys/0.8,1)−0.778 × 0.9961나이 × 0.963(여성)
여기서 α = −0.219(여)·−0.144(남) — 크레아티닌 단독식의 α와 다릅니다. 두 식의 계수를 섞어 쓰는 실수가 흔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KDIGO 2024는 성인에서 eGFRcr 사용을 권고하면서, 시스타틴C를 쓸 수 있으면 조합식(eGFRcr-cys)으로 GFR 범주를 추정하라고 권고합니다(근거 등급 1B). 다만 국내에서 시스타틴C는 통상 검사 항목이 아니라, 검사지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뒤에서 보겠지만 동아시아 인구에서는 이 조합식이 오히려 실측 GFR을 가장 크게 과대추정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EKFC — 인종 대신 "그 인구의 정상 크레아티닌"을 쓴다
유럽신장기능컨소시엄(EKFC)의 접근은 다릅니다(Pottel 등, Ann Intern Med 2021;174(2):183–191). 크레아티닌을 절대값으로 넣는 대신, 같은 나이·성별의 건강한 사람의 크레아티닌 중위값 Q로 나눠 정규화합니다.
eGFR = 107.3 ÷ (SCr/Q)α × 0.990(나이−40) (40세 초과인 경우)
α = 0.322 (SCr/Q < 1) · 1.132 (SCr/Q ≥ 1). 성인 Q = 남 0.90 · 여 0.70 mg/dL.
발상이 깔끔합니다. 인종이라는 범주를 쓰는 대신 해당 인구의 건강인 기준선을 직접 넣기 때문에, 원리상 인구집단마다 Q값만 바꿔 끼우면 됩니다. 소아·청소년에서는 Q를 나이의 함수로 두어 청소년기와 성인기 사이의 값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도 장점입니다.
후속 연구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Lu X 등(2023)은 NHANES 자료에서 비흑인 인구의 사망 위험 층화에서 EKFC가 CKD-EPI보다 낫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Russel 등(Nephrol Dial Transplant 2026;41(2):275–285)은 스톡홀름 지역 성인 170만 명 이상의 진료 자료로 CKD-EPI에서 EKFC로 바꿀 때를 분석했는데, EKFC로 더 낮은 eGFR 범주로 재분류된 사람들의 예후는 결과 지표마다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즉 EKFC로 바꾸면 범주 분포는 확실히 달라지지만, 그 변화가 예후 예측을 일관되게 개선한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단, 이 도구를 포함해 대부분의 계산기가 쓰는 Q값은 유럽 성인 기준입니다. 한국인 전용 Q값은 별도 연구 사안이므로, EKFC 값도 "한국인에 맞춰진 값"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그래서 한국인에게는? — 이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불편한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2021 공식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게 됐지만, 개발 데이터에 아시아인 참여자가 적었습니다.
Cho 등(2025)은 국내 단일기관에서 이눌린 청소율로 실측한 GFR과 다섯 개 CKD-EPI 공식을 대조했습니다(Kidney Res Clin Pract 2025;44(5):751–762). 중위 바이어스(추정값 − 실측값, + 는 과대추정)는 이렇습니다.
| 공식 | 중위 바이어스 (mL/min/1.73 m²) | IQR |
|---|---|---|
| CKD-EPI 2009 cr | +2.24 | −8.83 ~ 17.39 |
| CKD-EPI 2021 cr | +5.40 | −6.04 ~ 20.40 |
| CKD-EPI 2012 cr-cys | +6.74 | −2.81 ~ 20.80 |
| CKD-EPI 2021 cr-cys | +10.54 | 0.30 ~ 24.37 |
새 공식이 옛 공식보다 더 과대추정했습니다. 정확도(P30) 역시 2009판과 2012 조합식이 더 나았습니다. 저자들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 한국에서 2021 CKD-EPI 공식 채택을 권하지 않는다.
이웃 나라 데이터도 같은 방향입니다. Kakuta 등(2024, Transplant Direct 10(10):e1712)은 일본 생체 신장 기증 후보자 752명을 이눌린 청소율로 실측해 다섯 개 공식(CKD-EPI 2012 시스타틴C 단독식·2021 크레아티닌식·2021 cr-cys·일본인 크레아티닌식·일본인 시스타틴C식)을 비교했는데, 바이어스와 정확도(P30·P10)는 2012 시스타틴C 단독식이 가장 좋았고 그 뒤로 일본인 시스타틴C식, 2021 크레아티닌식, 2021 cr-cys 순이었습니다(단 평균제곱근오차 순위에서는 2021 cr-cys 가 2021 크레아티닌식보다 앞섰습니다). 이 연구는 2012 크레아티닌+시스타틴C 조합식은 비교 대상에 넣지 않았으므로, 여기서 1위를 한 것은 조합식이 아니라 시스타틴C만 쓰는 공식입니다. 2021 크레아티닌식은 90 mL/min/1.73 m² 절단값에서 오분류율이 37.37%로 가장 높았습니다. 저자들의 결론은 "민족별로 맞춘 새로운 GFR 추정 공식이 필요하다"였습니다.
여기에 어긋남이 하나 생깁니다. KDIGO는 조합식(cr-cys)을 더 권하지만, 한국인 데이터에서는 2021 조합식의 과대추정 폭이 오히려 가장 컸습니다. 이 도구는 이 모순을 감추지 않고 두 값을 함께 보여 줍니다. 국제 지침을 따르되, 한국인에서는 표시값보다 실제 기능이 낮을 수 있다는 여유를 함께 두라는 뜻입니다.
Hwang 등(2024, Kidney Med)은 국가 단위 조사 자료로 두 공식의 영향을 계산했습니다. 2021 공식을 적용하면 한국인의 CKD 유병률은 9.75%(95% CI 8.80–10.80), 재미 아시아인은 11.60%로, 2009판보다 각각 0.63%p·0.84%p 낮았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재분류입니다. 2009판에서 CKD G3–5로 분류됐던 한국인의 32.8%가 2021판에서는 CKD G3–5가 아닌 것으로 재분류됐습니다(재미 아시아인은 30.2%). 공식 하나를 바꾸는 일이 세 명 중 한 명의 분류를 바꾼 셈입니다.
같은 현상은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관찰됩니다. Safdar 등(2024)과 Ahmed 등(2024)은 파키스탄 코호트에서 EKFC·파키스탄 특이 CKD-EPI·2021 인종 없는 CKD-EPI를 비교하며 지역 특이 공식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Lu S 등(2023)은 인종 비의존 공식들이 CKD 진단과 병기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결론은 일관됩니다 — 어떤 공식도 모든 인구집단에서 똑같이 잘 맞지는 않습니다.
실용적으로 어떻게 쓸 것인가
- 기본은 검사실이 인쇄해 준 값을 쓴다. 진료는 그 값을 기준으로 이뤄집니다. 계산기 값이 다르다고 검사지가 틀린 것이 아닙니다.
- 경계선에서는 여러 공식을 나란히 본다. eGFR이 58인지 62인지가 G2와 G3a를 가릅니다. 공식에 따라 범주가 갈린다면 그 사실 자체가 "재검하고 상의할 이유"입니다.
- 한국인에서는 표시값이 다소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여긴다. 특히 60 부근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 절대값보다 추세를 본다. 같은 공식·같은 검사실에서 잰 값의 변화가 한 번의 절대값보다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 시스타틴C 검사가 있으면 함께 넣는다. 근육량이 극단적인 경우(운동선수, 근위축, 절단, 오래 누워 지낸 경우)에 특히 유용합니다.
- Inker LA, Eneanya ND, Coresh J, et al. New creatinine- and cystatin C-based equations to estimate GFR without race. N Engl J Med. 2021;385(19):1737–1749. 원문
- Levey AS, Stevens LA, Schmid CH, et al. A new equation to estimate glomerular filtration rate. Ann Intern Med. 2009;150(9):604–612. 원문
- Pottel H, Björk J, Courbebaisse M, et al.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a modified full age spectrum creatinine-based equation to estimate glomerular filtration rate. Ann Intern Med. 2021;174(2):183–191. 원문
- Cho JM, Cha RH, Kim DK, Chin HJ. Performance evaluation of Chronic Kidney Disease Epidemiology Collaboration equations for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compared to inulin clearance in Koreans. Kidney Res Clin Pract. 2025;44(5):751–762. 원문
- Hwang J, Kim K, Coresh J, Inker LA, Grams ME, Shin JI. Estimated GFR in the Korean and US Asian populations using the 2021 creatinine-based GFR estimating equation without race. Kidney Med. 2024;6(10):100890.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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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ssel WA, Fu EL, Créon A, et al. Changing from the CKD-EPI to the EKFC creatinine equation to estimate glomerular filtration rate in adults in a Northern European health system. Nephrol Dial Transplant. 2026;41(2):275–285.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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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iru AN, Madden E, Scherzer R, et al. Effect of adopting the new race-free 2021 CKD-EPI eGFR creatinine equation on racial differences in kidney disease progression among people with HIV: an observational study. Clin Infect Dis. 2023;76(3):461–468. 원문
- Safdar A, Akram W, Khan MA, et al. Comparison of EKFC, Pakistani CKD-EPI and 2021 race-free CKD-EPI creatinine equations in South Asian CKD population. PLoS One. 2024;19(3):e0300428. 원문
- Ahmed S, Subash T, Ahmed H, et al. Diagnostic accuracy of creatinine-based equations for eGFR estimation in Pakistanis. EJIFCC. 2024;35(4):285–293. 원문
- Kakuta Y, Maegawa-Higa Y, Matsumura S, et al. Performance of the new CKD-EPI creatinine- and cystatin C-bas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stimation equation in living kidney donor candidates. Transplant Direct. 2024;10(10):e1712. 원문
-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 CKD Work Group. KDIGO 2024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Chronic Kidney Disease. Kidney Int. 2024;105(4S):S117–S314. 원문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