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단계는 eGFR만으로 안 정해진다: KDIGO G×A 위험도 읽기
이 글은 KDIGO의 분류 체계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설명합니다. 아래 표에서 자기 칸을 찾더라도 그것이 진단은 아닙니다. 만성콩팥병은 이상 소견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하며, KDIGO 2024는 한 번의 eGFR·알부민뇨 수치로 만성성을 가정하지 말라고 실무지침에 명시합니다.
"사구체여과율 60 이하면 만성콩팥병 3기"라는 말을 자주 봅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KDIGO의 분류는 처음부터 숫자 하나짜리 등급표가 아니라 두 축의 격자였습니다. eGFR이 똑같이 50인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위험 구간에 놓일 수 있고, eGFR이 정상인 사람이 그 두 사람보다 높은 위험 구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CGA — 원인, GFR, 알부민뇨
KDIGO는 만성콩팥병을 CGA 세 축으로 분류합니다.
- C (Cause) — 원인. 당뇨병성 신질환인지, 사구체신염인지, 다낭성 신질환인지에 따라 경과와 치료가 다릅니다.
- G (GFR) — 사구체여과율 범주. G1부터 G5까지 여섯 칸.
- A (Albuminuria) — 알부민뇨 범주. A1·A2·A3 세 칸.
흔히 말하는 "3기"는 이 중 G 축 하나일 뿐입니다. G 축만 부르는 것은 세 축 중 하나만 부르는 셈이라, 위험도를 크게 오해하게 만듭니다.
알부민뇨 — 여과 기능이 떨어지기 전에 먼저 새어 나온다
건강한 콩팥의 사구체는 알부민 같은 단백질을 소변으로 거의 내보내지 않습니다. 사구체 여과막이 손상되면 여과 능력(eGFR)이 떨어지기 전에 알부민이 먼저 새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알부민뇨는 콩팥 손상의 이른 표지이자, eGFR과 독립적인 예후 인자입니다.
측정은 요 알부민/크레아티닌 비(UACR, urine albumin-to-creatinine ratio)로 합니다. 소변 농도가 하루 중 마시는 물의 양에 따라 크게 변하기 때문에, 알부민 농도를 소변 크레아티닌 농도로 나눠 보정한 값을 씁니다. 단위는 mg/g 또는 mg/mmol입니다(mg/g ÷ 8.84 = mg/mmol).
| 알부민뇨 범주 | UACR (mg/g) | UACR (mg/mmol) | 서술 |
|---|---|---|---|
| A1 | 30 미만 | 3 미만 | 정상∼경증 증가 |
| A2 | 30 ~ 300 | 3 ~ 30 | 중등도 증가 |
| A3 | 300 초과 | 30 초과 | 중증 증가 |
검진에서 흔한 요단백 시험지 검사는 "−, ±, 1+"처럼 반정량으로만 나오고, 알부민 이외의 단백질에도 반응하며 소변 농축 정도에 크게 좌우됩니다. KDIGO 알부민뇨 범주를 정하는 데 쓸 수 없습니다. KDIGO 2024는 첫 검사로 요 알부민 정량을 우선하도록 안내합니다. 시험지에 단백뇨가 잡혔다면 다음 진료 때 "ACR 정량검사"를 요청하세요.
또 하나. 무작위(수시) 소변에서 ACR이 30 mg/g 이상(≥30 mg/g, ≥3 mg/mmol — 정확히 30인 값도 포함)이면 아침 첫 중간뇨로 다시 확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KDIGO 2024 실무지침 1.3.1.2). 운동 직후, 발열, 월경 중, 요로감염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G×A 히트맵 — 두 축이 만나는 칸
KDIGO는 G 여섯 칸 × A 세 칸 = 18칸 격자에 위험도를 색으로 칠했습니다. 색은 콩팥병 진행·심혈관질환·전체 사망 위험을 종합한 것이고, 칸 안의 숫자는 연간 권장 eGFR·ACR 검사 횟수입니다(KDIGO 2024 Figure 13 기준 — 2012판과 달리 G1·A3, G2·A3 칸이 연 2회에서 연 3회로 올라갔습니다).
| GFR \ 알부민뇨 | A1 (<30) | A2 (30–300) | A3 (>300) |
|---|---|---|---|
| G1 ≥90 | 1 | 1 | 3 |
| G2 60–89 | 1 | 1 | 3 |
| G3a 45–59 | 1 | 2 | 3 |
| G3b 30–44 | 2 | 3 | 3 |
| G4 15–29 | 3 | 3 | 4+ |
| G5 <15 | 4+ | 4+ | 4+ |
색은 초록(낮은 위험) → 노랑(중등도 증가) → 주황(높음) → 빨강(매우 높음) → 진한 빨강(최고 구간) 순입니다. 최고 구간의 "4+"는 정해진 횟수가 아니라 진행 속도와 임상 상태에 따라 정한다는 뜻입니다.
가로로 읽어 보세요. G3a인 사람이 A1이면 노랑(연 1회)이지만, A3이면 빨강(연 3회)입니다. eGFR 숫자는 똑같은데 위험 구간이 두 칸 건너뜁니다.
세로로도 읽어 보세요. eGFR이 90 이상(G1)이어도 A3이면 주황 — G3a·A1인 사람보다 높은 구간이고, 권장 검사 횟수도 연 1회가 아니라 연 3회입니다. "eGFR이 정상이니 괜찮다"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초록 칸(G1·G2 + A1)은 다른 신손상 표지가 없다면 애초에 만성콩팥병이 아닙니다. 이 칸의 "1"은 위험군에서의 선별검사 주기로 읽어야 합니다.
왜 심혈관까지 같이 보나
히트맵의 위험에는 신부전만이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전체 사망이 함께 들어갑니다. 콩팥 기능 저하가 심혈관 예후와 강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Ndrepepa 등(2021)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3,985명에서 네 가지 공식(Cockcroft-Gault, MDRD-4, CKD-EPI, EKFC)으로 사구체 기능을 평가하고 1년 전체 사망을 비교했습니다. 어느 공식으로 재든 사구체 기능이 낮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았습니다. 즉 콩팥 수치는 "콩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혈관 상태의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콩팥병 관리의 상당 부분이 혈압·혈당·지질 관리와 겹칩니다.
신장내과에 언제 가야 하나
KDIGO 2024는 G3~G5 범주에서 외부 검증된 위험 방정식(KFRE 등)으로 2~5년 신부전 절대위험을 추정하도록 권고합니다. 그리고 5년 신부전 위험 3~5% 이상을 신장내과 의뢰의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위험이 더 높아지면(2년 위험 10% 이상) 다학제 진료를, 그보다 더 높아지면(2년 40% 이상) 투석·이식 관련 교육을 시작하도록 안내합니다.
다만 이 방정식은 혈청 알부민·인·중탄산·칼슘 같은 추가 검사값이 필요해 검진 결과지만으로는 계산할 수 없습니다. 이 사이트의 계산기도 KFRE를 구현하지 않습니다. 위 절단값은 2024년판 기준이며 개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정리하면, eGFR이 60 미만으로 나왔거나 알부민뇨가 A2 이상이라면 우선 재검으로 지속 여부를 확인하고, 지속된다면 진료실에서 신장내과 의뢰가 필요한지 상의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변화 폭이 절대값보다 중요할 때가 많다
KDIGO 2024는 흥미로운 변화를 하나 줬습니다. 예전에 널리 쓰이던 "연 5 mL/min 이상 감소 = 빠른 진행" 같은 고정 절단값을 2024년판은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재검에서 eGFR이 20%를 넘게 변하거나 uACR이 2배 이상 변하면 통상적인 생물학적 변동 범위를 넘는 것으로 보고 평가하도록 안내합니다(실무지침 2.1.3·2.1.5). 두 기준 모두 원문이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의 추적 검사를 전제로 적은 것이라는 점은 함께 기억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기준에는 시간 분모가 없다는 비판도 있습니다(같은 20% 변화라도 3개월과 3년은 의미가 다르니까요). 그럼에도 실용적인 함의는 분명합니다. 작년 값과 올해 값을 나란히 놓고 보세요. 검사기관이 다르면 크레아티닌 값 자체에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 가능하면 같은 기관에서 잰 값끼리 비교하는 편이 낫습니다.
진행에 영향을 주는 것들
- 혈압과 혈당 — 만성콩팥병의 가장 흔한 두 원인이 당뇨병과 고혈압입니다. 목표 수치와 약제 선택은 동반질환에 따라 달라지니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 신독성 약물 — 소염진통제(NSAIDs)의 습관적 복용, 일부 한약재·건강기능식품은 콩팥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상시 복용 중인 것을 진료 때 빠짐없이 알려주세요.
- 탈수와 급성 질환 — 일시적으로 eGFR을 떨어뜨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잰 값은 재검이 필요합니다.
- 검사 자체를 계속 받는 것 — 히트맵 칸의 숫자가 알려주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위험이 높을수록 자주 재라는 뜻입니다.
국가건강검진에 어떤 신장 관련 항목이 포함되는지, 본인이 어느 검진 대상인지는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인하세요.
-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 CKD Work Group. KDIGO 2024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Chronic Kidney Disease. Kidney Int. 2024;105(4S):S117–S314. 원문 PDF
- Inker LA, Eneanya ND, Coresh J, et al. New creatinine- and cystatin C-based equations to estimate GFR without race. N Engl J Med. 2021;385(19):1737–1749. 원문
- Ndrepepa G, Holdenrieder S, Neumann FJ, et al. Prognostic value of glomerular function estimated by Cockcroft-Gault creatinine clearance, MDRD-4, CKD-EPI and European Kidney Function Consortium equations in patients with acute coronary syndromes. Clin Chim Acta. 2021;523:106–113. 원문
- de Boer IH, Khunti K, Sadusky T, et al. Diabetes management in chronic kidney disease: a consensus report by the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 and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 Kidney Int. 2022;102:974–989. — KDIGO 2024 Figure 13 히트맵의 원 출처 그림. 원문
- National Kidney Foundation. CKD Risk Assessment Tool (heat map card). 원문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