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0이면 고혈압일까 — 한국과 미국 기준이 갈리는 이유
검진에서 132/82가 나왔습니다. 미국 기준표를 보면 고혈압 1기, 한국 기준표를 보면 고혈압전단계입니다. 같은 혈압에 이름이 두 개인 셈인데,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2017년, 미국이 먼저 선을 내렸다
수십 년간 고혈압의 세계 공통 기준은 140/90이었습니다. 2017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가 이 선을 130/80으로 내리면서 미국에서는 하룻밤 사이 고혈압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분류 이름도 바뀌어 130~139/80~89가 'Stage 1 고혈압'이 됐습니다.
결정의 가장 큰 근거가 SPRINT 연구입니다. 심혈관 위험이 높은 9,361명을 수축기 목표 120 미만(집중 강압)과 140 미만(표준)으로 나눠 추적했더니, 집중 강압군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과 사망이 유의하게 적었습니다. "더 낮출수록 더 좋다"는 신호가 분명했던 거죠.
한국은 이름 대신 목표를 바꿨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으로 유지했습니다. 130~139/80~89는 '고혈압전단계'로 부릅니다. 다만 2022년 지침 개정에서 SPRINT 등을 재검토하면서, 심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의 치료 목표는 130/80 미만으로 권고했습니다.
- 이름이 갈리는 곳: 130~139 / 80~89 구간뿐입니다. 그 아래(정상·주의혈압)와 그 위(140/90 이상)는 두 기준이 같습니다.
- 행동 권고는 비슷합니다: 이 구간에서 미국도 저위험자에겐 약보다 생활요법을 먼저 권하고, 한국도 고위험자에겐 130/80 목표로 적극 관리합니다.
- 즉 쟁점은 "치료하냐 마냐"보다 '고혈압'이라는 이름표를 언제 붙이느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132/82는 뭘 해야 하나
- 한 번의 측정으로 결론 내지 마세요. 진료실 혈압은 긴장만으로 10~20이 올라갑니다. 서로 다른 날 반복 측정, 이상적으로는 가정혈압 7일 평균으로 확인합니다.
- 구간이 확인되면 생활요법은 공통 처방입니다. 감염(저염)·체중 감량·유산소 운동·절주·금연은 두 지침 모두 1순위입니다.
- 당뇨·신장질환·심혈관 병력이 있다면 이 구간부터 이미 적극 관리 대상입니다 — 의사와 목표 혈압을 정하세요.
- SPRINT Research Group. A randomized trial of intensive versus standard blood-pressure control. N Engl J Med. 2015;373(22):2103–2116. 원문
- Whelton PK, et al. 2017 ACC/AHA guideline for the prevention, detection,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high blood pressure in adults. Hypertension. 2018;71(6):e13–e115. 원문
- Lee HY, et al. 2018 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 guidelines: part II. Clin Hypertens. 2019;25:20. 원문
- Kim HL, et al. The 2022 focused update of the 2018 Korean Hypertension Society guidelines. Clin Hypertens. 2023;29:11.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