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드마크식 해설

위드마크 공식이란? 혈중알코올농도 계산법과 국과수 지침이 바뀐 이유

2026-08-29 · 근거: Widmark 1932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혈중알코올농도 계산 지침」 · Watson 1980 (Am J Clin Nutr) · Seidl 2000 (Int J Legal Med) · Gullberg & Jones 1994 (Forensic Sci Int)

"소주 한 병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몇 퍼센트일까"를 계산할 때 거의 언제나 등장하는 것이 위드마크 공식입니다. 1932년 스웨덴 생리학자 에릭 위드마크가 정리한 이 식은 90년 넘게 쓰이고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상수들은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이 글은 식의 각 항이 무엇을 뜻하는지, 국내에서 오래 쓰인 이른바 '수정 위드마크식'의 숫자들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5년부터 시행한 「혈중알코올농도 계산 지침」이 무엇을 바꿨는지를 정리합니다. 내 조건으로 직접 계산해 보려면 알코올 분해 시간·혈중알코올농도 계산기의 '농도·분해 시간' 탭을 쓰면 됩니다.

식의 형태 — C = A / (P × r) − β × t

위드마크식은 아주 단순한 두 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① 마신 알코올이 몸 안의 어떤 부피에 골고루 퍼졌다고 보고 농도를 구한 뒤, ② 시간이 지난 만큼 일정 속도로 빼는 것입니다.

위드마크식의 각 항
  • A — 몸에 들어온 순알코올 질량(g). 음주량(mL) × 도수(%)/100 × 0.7894로 구합니다. 0.7894는 20℃ 에탄올의 비중이며, 보건 자료에서는 편의상 0.8을 쓰기도 합니다(약 1.3 % 차이).
  • P — 체중(kg).
  • r — 위드마크 상수. 알코올이 퍼지는 부피가 체중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알코올은 지방에 거의 녹지 않고 물에만 퍼지므로, r은 결국 그 사람의 체수분량이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합니다.
  • β — 시간당 감소율(%/h). 간에서 알코올이 처리되는 속도입니다.
  • t — 시간(h).

국내에서 쓰는 % 단위로 쓰면 C₀(%) = F × A / (10 × P × r) 이고, 시간이 지난 뒤 농도는 C(t) = C₀ − β × t 입니다. 10은 원식의 ‰(g/kg)를 %로 바꾸는 환산 계수입니다.

여기서 F(생체이용률)는 원식에는 없던 항입니다. 마신 알코올이 100 % 혈액에 도달하지는 않는다는 점 — 위장관 벽과 간에서 일부가 먼저 대사된다는 점 — 을 보정하기 위해 후대에 붙었습니다. 국내에서 '수정 위드마크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F를 넣은 형태입니다.

참고로 Widmark의 1932년 원전은 독일어 단행본이라 온라인으로 전문을 대조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 인용하는 식의 형태는 이후 법의학 문헌 — Gullberg & Jones(1994)의 위드마크식 재평가, Seidl 등(2000)의 남녀 혈중 에탄올 농도 계산 연구 — 를 통한 재인용입니다.

r은 왜 남 0.86 / 여 0.64였나 — 최댓값을 쓰는 관행

위드마크가 실험으로 구한 r은 하나의 값이 아니라 범위였습니다. 널리 인용되는 값은 남성 0.52~0.86(평균 0.68), 여성 0.47~0.64(평균 0.55)입니다. 여성의 r이 낮은 것은 평균적으로 체지방률이 높고 체수분 비중이 낮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내 수사·재판 실무에서는 오랫동안 이 범위의 최댓값인 0.86과 0.64를 써 왔습니다. 이유는 통계가 아니라 법 원칙입니다. r은 분모에 있으므로 r이 클수록 계산되는 농도가 낮아집니다. 형사절차에서 불확실한 부분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하므로, 농도가 가장 낮게 나오는 값을 택한 것입니다. 흡수율 F를 0.7로 잡은 것도 같은 방향의 보수적 선택입니다.

즉 F 0.7 · r 0.86/0.64는 "평균적인 사람의 실제 농도"를 맞히려는 조합이 아닙니다. 처벌을 위한 하한 추정치입니다. 이 조합과 국제 문헌의 평균값 조합(F 0.9 · r 0.68/0.55)을 섞어 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계산기가 F와 r을 개별 입력이 아니라 프리셋(짝)으로 제공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국과수 지침이 바꾼 것 — 성별 상수에서 체수분량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혈중알코올농도 계산 지침」(국립과학수사연구원예규 제562호, 2025-04-01 시행)은 이 계산 방식을 상당 부분 바꿨습니다. 핵심은 성별로 하나씩 정해진 상수를 버리고, 개인의 체수분량(TBW, total body water)에서 r을 직접 계산하는 것입니다.

지침이 바꾼 네 가지
  • ① 개인별 위드마크 상수 — 체수분량 실측값이 있으면 그대로 쓰고, 없으면 성별·키·체중·나이로 Watson 식을 써서 체수분량을 추정한 뒤 r을 구합니다. 여기에 변동계수(%CV)를 적용해 범위로 냅니다.
  • ② 생체이용률 0.8~0.9 — 음주량·음주 시간·음식물 섭취에 제한을 두지 않은 조건의 연구를 참조한 값으로, 기존의 일률적인 0.7을 대체합니다.
  • ③ 시간당 감소율 0.010~0.025 %/h — 기존 판례 관행의 0.008~0.030(평균 0.015)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한국인 임상시험 결과 등을 반영해 좁혔습니다(평균 0.019 보도).
  • ④ 결과는 범위로 — 계산 과정의 수치를 모두 적고, 결괏값은 단일값이 아니라 최솟값에서 최댓값에 이르는 범위로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왜 체수분량인가. 기존 방식에서는 체중이 클수록 분모가 커져 농도가 낮게 계산됐습니다. 그런데 체중이 늘어난 원인이 근육이 아니라 지방이면 알코올이 퍼질 수 있는 물의 양은 그만큼 늘지 않습니다. 즉 비만한 사람일수록 성별 평균 상수는 실제 농도를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체수분량을 직접 쓰면 이 왜곡이 사라집니다.

체수분량 추정에 쓰는 Watson 식은 Watson·Watson·Batt가 1980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한 회귀식으로, 성인 남성 458명·여성 265명의 희석법 실측 자료에서 도출됐습니다.

Watson 1980 체수분량 추정식 (단위: L, 키 cm, 체중 kg, 나이 세)
  • 남성 TBW = 2.447 − 0.09516 × 나이 + 0.1074 × 키 + 0.3362 × 체중
  • 여성 TBW = −2.097 + 0.1069 × 키 + 0.2466 × 체중
  • 여기서 r = TBW ÷ (체중 × 0.8) — 0.8은 전혈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Seidl 2000의 정의).

주의: 온라인 계산기 상당수가 남성 나이 계수를 0.09156으로 잘못 옮겨 유통하고 있습니다. 원 논문 값은 0.09516입니다.

예를 들어 키 175 cm·체중 75 kg·35세 남성이면 TBW ≈ 43.1 L, r ≈ 0.72가 나옵니다. 국제 평균값 0.68과 같은 자릿수지만, 같은 체중이라도 키가 작거나 나이가 많으면 r이 내려가 같은 술을 마셔도 농도가 더 높게 계산됩니다.

세 가지 방식을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면

소주 1병(예시 16.5도·360 mL, 순알코올 약 46.9 g)을 마신 뒤의 추정 최고 농도를, 계산기의 세 프리셋으로 각각 구해 봤습니다. 성별·체형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갈리는지가 핵심입니다.

대상국과수 지침 방식
(F 0.8~0.9 · TBW 기반 r)
국내 관행식
(F 0.7 · r 0.86/0.64)
국제 평균
(F 0.9 · r 0.68/0.55)
남 70 kg · 175 cm · 35세약 0.066 ~ 0.090 %약 0.055 %약 0.089 %
여 60 kg · 163 cm · 35세약 0.087 ~ 0.132 %약 0.085 %약 0.128 %

같은 술, 같은 사람인데 방식에 따라 두 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관행식이 일관되게 가장 낮은 값을 내는 것은 앞서 말한 대로 그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하한 추정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숫자가 "진짜"인지 묻는 것보다, 이 계산은 원래 이만큼의 폭을 가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편이 정확합니다.

지침이 "계산하지 않는다"고 정한 것들

이 계산의 한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지침이 계산 대상에서 뺀 항목들입니다.

여기에 더해 Gullberg와 Jones(1994)는 위드마크식을 재평가하면서 계산 결과에 붙는 불확실도를 명시적으로 다루라고 권고했습니다. 어떤 계산기도 단일 숫자를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계산으로 할 수 없는 일

위드마크식 계산은 법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고, 실제 음주측정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감정 목적의 소급 추정(측정치로부터 과거 음주량을 역산하는 일)은 전문 기관의 영역이며, 지침 역시 0.020 % 미만 구간 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계산 결과가 낮게 나왔다는 사실은 운전해도 된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 내 조건으로 BAC 범위 계산하기
알코올 분해 시간·혈중알코올농도 계산기 '농도·분해 시간' 탭 — 주종·도수·용량과 체중·키·나이를 넣으면 세 가지 계산 프리셋으로 최소~최대 범위를 보여줍니다.
참고 문헌
  1. Widmark EMP. Die theoretischen Grundlagen und die praktische Verwendbarkeit der gerichtlich-medizinischen Alkoholbestimmung. Berlin: Urban & Schwarzenberg; 1932. 서지 정보
  2.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혈중알코올농도 계산 지침(국립과학수사연구원예규 제562호, 2025-04-01 시행). 원문
  3. Watson PE, Watson ID, Batt RD. Total body water volumes for adult males and females estimated from simple anthropometric measurements. Am J Clin Nutr. 1980;33(1):27–39. 원문
  4. Seidl S, Jensen U, Alt A. The calculation of blood ethanol concentrations in males and females. Int J Legal Med. 2000;114(1-2):71–77. 원문
  5. Gullberg RG, Jones AW. Guidelines for estimating the amount of alcohol consumed from a single measurement of blood alcohol concentration: re-evaluation of Widmark's equation. Forensic Sci Int. 1994;69(2):119–130. 원문
  6.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국가법령정보센터
면책 안내 — 이 글과 계산기는 위드마크식을 이용한 추정이며, 실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와 다를 수 있습니다. 흡수 속도, 위 내용물, 간 기능, 체성분, 약물·질환에 따라 개인차가 매우 크고, 계산에 쓰는 상수 자체가 넓은 범위를 가집니다. 이 결과는 음주운전 가능 여부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없으며, 법적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술을 마셨다면 결과와 관계없이 운전하지 마세요. 만 19세 미만의 음주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안전한 음주량이 없습니다. 의식 저하·구토·호흡 이상 등 급성 알코올 중독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