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Q-9 점수 해석: 우울증 자가진단 27점 만점 구간별 의미와 한계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우울증 자가진단(선별) 설문입니다. 지난 2주 동안의 9가지 증상을 각 0–3점으로 매겨 총점 0–27점을 내고, 5개 중증도 구간으로 해석합니다(Kroenke 2001). 이 글은 원 개발 논문을 중심으로 구간별 의미, 절단값 10점의 뜻, 한국판 검증, 그리고 점수를 읽을 때 반드시 알아야 할 한계를 정리합니다. 내 점수는 우울·불안 자가 판정기의 「PHQ-9 우울」 탭에서 바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PHQ-9는 무엇을 묻나
PHQ-9는 DSM의 주요우울장애 진단 기준 9가지 증상 — 흥미·즐거움 상실, 우울감, 수면 문제, 피로, 식욕 변화, 자책·실패감, 집중 곤란, 정신운동 지연·초조, 자해·죽음에 대한 생각 — 을 그대로 문항으로 옮긴 설문입니다. 각 문항을 지난 2주 동안 0(전혀 방해받지 않았다) · 1(며칠 동안) · 2(7일 이상) · 3(거의 매일)로 답합니다. 한국어 공식 문항은 Pfizer PHQ Screeners 사이트(phqscreeners.com)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한국판의 신뢰도·타당도는 박승진 등(2010)이 검증했습니다(Cronbach α 0.81, 검사-재검사 상관 0.89로 보고).
총점 구간별 해석 — Kroenke 2001
| 총점 | 중증도 | 일반적 의미 |
|---|---|---|
| 0–4 | 없음·최소 | 유의미한 우울 증상 없음 |
| 5–9 | 경미 | 가벼운 증상 — 2주 후 재평가로 지속 여부 확인 |
| 10–14 | 중등도 | 선별 양성 — 전문가 상담 권장 |
| 15–19 | 중등도-중증 | 빠른 시일 내 진료 권장 |
| 20–27 | 중증 | 빠른 시일 내 진료 권장 |
가장 중요한 숫자는 절단값 10점입니다. 원 개발 연구(1차 의료·산부인과 외래 6,000명)에서 10점 이상은 주요우울장애에 대해 민감도 88%·특이도 88%를 보였습니다(Kroenke 2001). 즉 10점 이상이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으니 전문가 평가를 받아 보라"는 신호이지, 우울증 진단이 아닙니다. 반대로 10점 미만이어도 우울증이 아니라고 확정할 수 없습니다 — 민감도 88%는 실제 우울증인 사람의 약 12%를 놓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9번 문항("자신이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해칠 것이라고 생각함")에 1점이라도 답했다면, 총점이 낮아도 그 자체로 도움을 구할 신호입니다. PHQ-9는 자살 위험을 등급화하는 도구가 아니므로(위험 평가는 C-SSRS 같은 별도 도구의 영역), 점수 계산 없이 바로 상담 창구로 연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 긴급 상황은 112/119.
2문항 초단축판 PHQ-2
시간이 없을 때는 앞 2문항(흥미 상실·우울감)만 합한 PHQ-2(0–6점)로 먼저 거를 수 있습니다. 절단값 3점에서 주요우울장애 민감도 83%·특이도 92%로 보고됐습니다(Kroenke 2003). PHQ-2가 3점 이상이면 9문항 전체를 이어서 하는 2단계 선별이 표준적인 사용법입니다. 다만 단축형은 선별용이고, 경과 추적에는 전체판이 권장됩니다.
점수는 한 번이 아니라 추이로 본다
PHQ-9의 큰 장점은 반복 측정으로 경과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Löwe 등(2004)은 PHQ-9가 치료에 따른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며, 개인 점수에서 약 5점 이상의 변화가 측정 오차를 넘어서는 의미 있는 변화(신뢰할 수 있는 변화 기준)라고 보고했습니다. 실전 요령은 이렇습니다.
- 회상 기간이 "지난 2주"이므로 재검사도 2주 간격이 자연스럽습니다. 같은 시간대·같은 조건에서 답하세요.
- 1–2점 오르내림은 해석하지 않습니다. 5점 이상 변했을 때 개선/악화로 읽습니다.
- 치료 중이라면 점수 추이를 기록해 진료 때 가져가면 유용합니다 — 관해(5점 미만)·치료 반응(50% 이상 감소) 같은 판정은 전문가와 함께 해석하세요.
자가 판정기의 「결과·기록」 탭은 날짜별 점수를 이 기기(브라우저)에만 저장하고, 직전 기록 대비 5점 기준으로 "의미 있는 변화" 여부를 자동 표시합니다.
한계 — 점수를 읽을 때 기억할 것
- 선별이지 진단이 아니다: 10점 이상은 "전문가 평가 필요"라는 뜻입니다.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면담으로만 가능합니다.
- 맥락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신체 질환(수면·피로·식욕 문항이 질병 자체로 올라감), 언어·문화권에 따라 최적 절단값이 다를 수 있습니다. 스페인어권 이민자 연구(Errázuriz 2022) 등 언어판 검증 연구들이 이를 다룹니다. 한국판은 박승진 2010에서 검증됐습니다.
- 불안과 자주 동반된다: 우울 점수만 보지 말고 불안 선별(GAD-7)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점수가 높게 나왔다면 다음 단계(재검사·상담 창구·국가검진 활용)를 확인하세요.
- Kroenke K, Spitzer RL, Williams JB. The PHQ-9: validity of a brief depression severity measure. J Gen Intern Med. 2001;16(9):606–613. PubMed · PMC
- Kroenke K, Spitzer RL, Williams JB. The Patient Health Questionnaire-2: validity of a two-item depression screener. Med Care. 2003;41(11):1284–1292. PubMed
- Löwe B, Unützer J, Callahan CM, Perkins AJ, Kroenke K. Monitoring depression treatment outcomes with the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Med Care. 2004;42(12):1194–1201. PubMed
- 박승진, 최혜라, 최지혜, 김건우, 홍진표.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의 신뢰도와 타당도. 대한불안의학회지. 2010;6(2):119–124. KCI
- Errázuriz A, Beltrán R, Torres R, Passi-Solar Á. The validity and reliability of the PHQ-9 and PHQ-2 on screening for major depression in Spanish speaking immigrants in Chile: a cross-sectional study.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2022;19(21):13975. PubMed
- 보건복지부. 분산된 자살예방 상담전화, 1월 1일부터 '109'로 통합 운영. 보도자료. 2024-01-02. 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