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심혈관 위험도 계산, 한국인에게 맞을까? — 한국 코호트 검증 결과
ASCVD 계산기가 쓰는 Pooled Cohort Equations(PCE)는 미국 백인·흑인 코호트로 만든 식입니다.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미국보다 낮고 뇌졸중 비중이 높은 한국인에게 그대로 쓰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의 대규모 코호트 세 곳에서 나온 답은 "절대값이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관됩니다. 특히 PCE 백인 모델은 Jung 2015·Bae 2020 두 코호트에서 남성은 실제보다 높게, 여성은 낮게 예측했습니다(흑인 모델은 Jung 2015에서 여성도 과대추정, Park 2023은 성별 구분 없이 과대추정을 보고). 이 글은 그 검증 결과의 수치와 의미, 한국형 대안 모델, 그리고 국내 진료지침이 위험도 계산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정리합니다. 식 자체의 원리는 ASCVD 10년 위험도란? 글을, 직접 계산은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ASCVD) 계산기을 참고하세요.
Jung 2015 — Korean Heart Study 20만 명
Jung 등(2015, Atherosclerosis)은 40–79세 한국인 200,010명(Korean Heart Study)을 추적해 PCE의 백인 모델·흑인 모델과 한국형 위험예측모델(KRPM, Korean Risk Prediction Model)을 비교했습니다. 구분 능력(AUROC)은 세 모델 모두 비슷했습니다 — 남성 0.727(백인 모델)/0.725(흑인 모델)/0.741(KRPM), 여성 0.738/0.739/0.745. 즉 "누가 더 위험한가"의 순서는 PCE도 제법 맞춥니다.
문제는 절대값(보정, calibration)이었습니다. 백인 모델은 한국 남성의 위험을 56.5% 과대추정하고 여성은 27.9% 과소추정했으며, 흑인 모델은 남성 74.1% 과대·여성 29.1% 과대추정이었습니다. 저자들은 "PCE를 한국인에 직접 적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로서는 한국형 보정 모델(KRPM)이 최선"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Bae 2020 — KoGES 안산·안성 지역사회 코호트
Bae 등(2020, Diabetes & Metabolism Journal)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GES) 안산·안성 코호트 7,932명을 전향적으로 추적해 PCE(백인·흑인 모델), 프레이밍엄 CVD 점수(FRS-CVD), KRPM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방향이 같고 폭이 달랐습니다.
| 모델 | 남성 | 여성 |
|---|---|---|
| PCE 백인 모델 | +6% 과대 | −49% 과소 |
| PCE 흑인 모델 | +13% 과대 | −25% 과소 |
| FRS-CVD | +91% 과대 | +3% |
| KRPM | −31% 과소 | −31% 과소 |
C-통계는 0.726–0.735로 모델 간 차이가 작았고, 계수를 한국인 자료로 재보정(recalibration)하면 남성의 정확도가 개선됐습니다. 이 연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여성에서 PCE 백인 모델이 실제 위험의 절반 수준으로 예측했다는 점입니다. 여성이 계산기에서 "저위험"을 받았더라도 실제 위험은 그보다 높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Park 2023 — 국민건강보험 표본코호트와 K-CVD
Park 등(2023, Epidemiology and Health)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325,934명(20–80세)으로 한국형 10년 ASCVD 예측모델 K-CVD를 개발했습니다. 예측변수는 나이·흡연·당뇨·수축기혈압·지질 수치·요단백·지질약/혈압약 복용이며, 검증 세트 AUC 0.846으로 보고됐습니다. 저자들은 프레이밍엄·PCE가 한국인에서 위험을 과대추정한다는 점을 개발 동기로 들었습니다.
다만 KRPM·K-CVD 모두 공개된 계수표를 초록에서 확보하지 못해 이 계산기에는 구현돼 있지 않습니다. 원문 확인 후 후속 검토 대상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아래는 PCE의 구조(Goff 2013)와 위 검증 논문들의 고찰을 바탕으로 한 해석이며, 각 요인의 기여 크기를 직접 분해한 연구 결과는 아닙니다.
- 기저 발생률 차이: PCE의 S10(기준 생존율)과 MeanSum은 1970–90년대 미국 코호트 값입니다. 한국은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이 낮고, 그 자체로 남성 위험이 부풀려집니다.
- 사건 구성: 한국인은 뇌졸중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여성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관상동맥질환 중심으로 학습된 계수가 여성 위험을 놓칠 수 있습니다.
- 위험인자 분포: 흡연율·비만도·지질 분포가 다르면 로그·상호작용 항의 기여가 달라집니다.
그럼 한국인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
- 순위는 믿되 절대값은 흔들어 보기: 구분 능력(AUROC 0.72–0.74)은 쓸 만하므로 "내 위험인자가 바뀌면 점수가 얼마나 움직이는가"의 상대 비교는 의미가 있습니다. 남성은 실제가 더 낮을 수 있고, 여성은 더 높을 수 있다는 방향성을 함께 기억하세요.
- 경계선 근처는 특히 주의: 7.5% 언저리의 남성은 실제로는 경계 구간일 수 있고, 4%대의 여성은 실제로는 경계 이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험증강인자, 관상동맥석회화 점수 등 추가 정보가 더 중요해집니다.
- 국내 진료지침은 계산기가 아니라 '위험인자 개수' 방식: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2022)은 PCE 같은 위험도 계산기 대신 주요 위험인자(나이·가족력·고혈압·흡연·낮은 HDL) 개수와 질환 상태(당뇨·만성콩팥병·기존 심혈관질환 등)로 위험군을 나누고 LDL 목표를 정합니다. 국내 기준 위험군과 LDL 목표는 LDL 콜레스테롤 계산기의 '위험군별 목표' 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리
- 한국 코호트 3곳(KHS 20만 명, KoGES 7,932명, NHIS 표본 32.6만 명)에서 PCE의 절대값 보정은 모두 빗나갔다. 백인 모델은 Jung 2015·Bae 2020에서 남성 과대·여성 과소(Jung: 남 +56.5%·여 −27.9%; Bae: 남 +6%·여 −49%), 흑인 모델은 Jung 2015에서 남녀 모두 과대(+74.1%/+29.1%), Park 2023은 성별 구분 없이 과대추정을 보고했다.
- 구분 능력은 한국형 모델과 비슷하므로 상대 비교 용도로는 쓸 수 있다.
- KRPM·K-CVD 같은 한국형 모델이 있으나 공개 계수 미확보로 계산기에는 미구현.
- 국내 지침은 위험인자 개수 방식 — 두 체계를 함께 보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 Jung KJ, Jang Y, Oh DJ, et al. The ACC/AHA 2013 pooled cohort equations compared to a Korean Risk Prediction Model for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therosclerosis. 2015;242(1):367–375. 원문
- Bae JH, Moon MK, Oh S, Koo BK, Cho NH, Lee MK. Validation of Risk Prediction Models for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in a Prospective Korean Community-Based Cohort. Diabetes Metab J. 2020;44(3):458–469. 원문
- Park S, Kim YG, Ann SH, et al. Prediction of the 10-year risk of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in the Korean population. Epidemiol Health. 2023;45:e2023052. 원문
- Goff DC Jr, Lloyd-Jones DM, Bennett G, et al. 2013 ACC/AHA guideline on the assessment of cardiovascular risk. Circulation. 2014;129(25 Suppl 2):S49–73. 원문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 2022. 영문 요약 PDF · 국문 지침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