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기준 해설

당화혈색소 정상수치는 몇%? 5.7·6.5의 의미와 진단 절차

2026-08-29 · 근거: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 제9판(2025) · NGSP · Law GR et al. (2017) · Munshi MN et al. (2015)
먼저 분명히 해둘 것

이 글은 기준 숫자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글이지, 당신이 당뇨병인지 알려주는 글이 아닙니다. 아래에서 보게 되겠지만 당뇨병 진단은 원칙적으로 검사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검사지에서 기준을 넘는 숫자를 봤다면 인터넷이 아니라 진료실에서 확인하세요.

건강검진 결과지의 당화혈색소 옆에 붙은 화살표 하나 때문에 검색해 들어오셨을 겁니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 제9판(2025) 기준으로 정리하면 정상은 5.7% 미만, 당뇨병전단계가 5.7~6.4%, 당뇨병 진단기준은 6.5% 이상입니다. 다만 이 세 숫자만 알고 끝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칩니다.

기준표 — 세 가지 검사, 세 가지 구간

진료지침은 당화혈색소만 보지 않습니다. 공복혈장포도당과 75 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혈장포도당을 함께 놓고 봅니다.

구간당화혈색소공복혈장포도당75 g 부하 2시간
정상5.7 % 미만
(전단계 기준 미만)
100 mg/dL 미만
(8시간 이상 금식)
140 mg/dL 미만
당뇨병전단계5.7 ~ 6.4 %100 ~ 125 mg/dL
(공복혈당장애)
140 ~ 199 mg/dL
(내당능장애)
당뇨병6.5 % 이상126 mg/dL 이상200 mg/dL 이상

표를 볼 때 한 가지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진료지침이 정의하는 「정상혈당」은 공복 100 mg/dL 미만·75 g 부하 2시간 140 mg/dL 미만 두 가지이고, 여기에 당화혈색소 항목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위 표의 "5.7 % 미만"은 지침이 따로 정한 정상 기준이 아니라, 당뇨병전단계 기준(5.7 %)에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읽어야 합니다.

여기에 네 번째 경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뇨·다음·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이 있으면서 무작위 혈장포도당이 200 mg/dL 이상인 경우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장 — 한 번으로는 확진되지 않는다

진료지침의 진단기준 표에는 각주가 하나 달려 있습니다. 이 각주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확진 규칙

당화혈색소·공복혈장포도당·75 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혈장포도당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서로 다른 날 검사를 반복해야 합니다. 다만 같은 날 시행한 검사에서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바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즉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 6.6% 하나가 나왔다고 그 자리에서 당뇨병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날 다시 재거나, 같은 날 공복혈당도 함께 기준을 넘어야 합니다. 검사에는 생물학적 변동과 측정 오차가 있고, 그 한 번의 값으로 평생 따라다니는 진단을 붙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이미 두 지표가 함께 기준을 넘었다면 미룰 이유도 없습니다.

왜 하필 6.5%인가

당화혈색소가 국내 진단기준에 들어온 것은 2013년 지침부터입니다. 그전까지는 공복혈장포도당과 경구포도당부하검사가 중심이었습니다. 진료지침이 설명하는 근거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당화혈색소 하나만 봐서도 안 된다

같은 지침이 반대 방향의 경고도 함께 답니다. 당화혈색소만 단독으로 사용할 때의 진단율은 공복혈장포도당·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혈장포도당까지 종합적으로 활용한 경우의 30%에 불과했다는 보고입니다.

이유는 한국인 당뇨병의 특징에 있습니다. 지침은 우리나라 당뇨병 성인이 서양인에 비해 덜 비만하고 인슐린분비능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특히 노인은 식후 고혈당만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합니다. 공복혈당만으로 선별하면 놓치는 사람이 상당수 나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경구포도당부하검사를 적극 고려해야 할 대상으로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경우, 공복혈당은 정상이지만 당뇨병 위험이 높은 군, 공복혈장포도당이 유용한 진단검사가 되기 어려운 60세 이상, 결과가 모호하거나 임신부인 경우 등을 명시합니다.

정리하면 세 검사는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보완하는 관계입니다. 하나가 정상이라고 나머지가 정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당화혈색소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경우

당화혈색소는 적혈구 속 혈색소에 붙은 포도당을 재는 검사입니다. 그래서 적혈구나 혈색소 쪽에 문제가 있으면 혈당과 무관하게 값이 흔들립니다. 제9판은 다음 상황에서 당화혈색소가 혈당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하라고 명시합니다.

방향까지 알려진 것들도 있습니다. NGSP는 철결핍성 빈혈에서 당화혈색소가 높게 나오고(철분 보충 치료를 하면 다시 내려갑니다), 적혈구 수명이 짧아지는 상황 — 용혈성 빈혈이나 급성 실혈에서 회복 중인 경우 — 에는 검사법과 무관하게 낮게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투석 중인 환자에서는 당화혈색소가 혈당조절 상태를 과소평가한다는 보고도 함께 소개합니다.

여기 해당한다면

보정식으로 숫자를 고쳐 쓰는 방법은 없습니다(검증된 보정식이 없습니다). 진료지침이 권하는 방향은 당화혈색소를 진단 근거로 삼지 말고 공복혈장포도당이나 75 g 경구포도당부하검사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 판단은 반드시 의료진이 합니다.

임신부와 고령자는 별도로 봐야 한다

임신 중에는 당화혈색소–평균 혈당 관계 자체가 달라집니다. Law 등(2017)이 임신부 117명의 연속혈당측정 자료 688쌍을 분석한 결과, 당화혈색소 8.0%인 임신부의 실제 평균 혈당은 일반 성인 기준 환산값(10.2 mmol/L)보다 훨씬 낮은 7.4~7.7 mmol/L였습니다. 논문은 임신 중에 표준 추정 평균 혈당 값을 쓰면 안 된다고 결론짓습니다. 임신부의 당뇨병·임신당뇨병 진단은 진료지침에 별도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령자도 마찬가지입니다. Munshi 등(2015)은 70세 이상 90명(평균 76±5세)에서 당화혈색소로 환산한 추정 평균 혈당이 실측 CGM 평균 혈당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며, 혈당 변동 폭이 큰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제9판이 진단기준 자체는 성인과 동일하게 사용하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다만 혈당조절 목표는 성인과 별도로 정해집니다.

"당뇨병전단계"라는 이름에 대하여

5.7~6.4% 구간을 받으면 애매한 기분이 듭니다. 병도 아니고 정상도 아닌 이름이니까요. 이 구간의 의미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보다 앞으로 확인이 필요한 상태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진료지침은 선별검사 결과가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하고 당뇨병이 의심되면 다른 방법의 선별검사를 추가로 시행하도록, 결과가 정상인 성인은 매년 재검사하도록 권고합니다.

덧붙여, "정상"이 하루 종일 혈당이 평탄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Borg 등(2010)이 공복혈당이 낮고 당화혈색소가 정상인 비당뇨 참가자 80명을 12주간 관찰했더니 93%가 내당능장애 기준선인 7.8 mmol/L를 넘는 순간을 경험했고, 10%는 하루 2시간 넘게 그 구간에 머물렀습니다. 평균값 하나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준은 바뀔 수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은 2년 주기로 개정됩니다. 제9판은 2025년 5월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고, 그 전 판이 2023년 제8판입니다. 위에 적은 진단기준 수치는 2013년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다른 권고들은 판마다 바뀝니다. 실제로 제9판에서는 2형당뇨병 초기 치료에서 메트포민을 1차 약물로 우선 사용하라는 권고가 삭제됐고, 당뇨병 환자의 혈압조절 목표가 130/80 mmHg 미만으로 강화됐습니다. 최신 내용은 학회 자료실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내 수치는 어느 구간인지 대조하기
당화혈색소·추정 평균혈당(eAG) 변환 계산기 — 당화혈색소에 공복혈장포도당·75 g 부하 2시간 값을 함께 넣으면 세 지표가 각각 어느 구간에 해당하는지 한 화면에 나열하고, 확진에 필요한 반복검사 규칙을 함께 보여줍니다.
참고 문헌
  1.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Diabetes) 제9판. 2025. 원문 PDF · 자료실
  2. National Glycohemoglobin Standardization Program. Factors that Interfere with HbA1c Test Results. 원문
  3. Law GR, Gilthorpe MS, Secher AL, et al. Translating HbA1c measurements into estimated average glucose values in pregnant women with diabetes. Diabetologia. 2017;60(4):618–624. 원문
  4. Munshi MN, Segal AR, Slyne C, Samur AA, Brooks KM, Horton ES. Shortfalls of the use of HbA1C-derived eAG in older adults with diabetes. Diabetes Res Clin Pract. 2015;110(1):60–65. 원문
  5. Borg R, Kuenen JC, Carstensen B, et al. Real-life glycaemic profiles in non-diabetic individuals with low fasting glucose and normal HbA1c: the A1C-Derived Average Glucose (ADAG) study. Diabetologia. 2010;53(8):1608–1611. 원문
  6. Nathan DM, Kuenen J, Borg R, Zheng H, Schoenfeld D, Heine RJ; ADAG Study Group. Translating the A1C assay into estimated average glucose values. Diabetes Care. 2008;31(8):1473–1478. (Erratum: Diabetes Care. 2009;32(1):207) 원문
면책 안내 — 이 글과 계산기는 당화혈색소와 추정 평균 혈당을 변환하고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의 기준 구간과 대조하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당뇨병을 진단하지 않습니다. 추정 평균 혈당(eAG)은 집단 회귀식에 기반한 추정값이라 같은 당화혈색소라도 실제 평균 혈당은 사람마다 크게 다릅니다(당화혈색소 7%의 95% 예측구간 123~185 mg/dL). 임신 중이거나 빈혈·혈색소병증·혈액투석 중이거나 최근 수혈·출혈이 있었다면 당화혈색소가 실제 혈당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진단은 서로 다른 날 반복한 검사로 의료진이 내립니다. 혈당조절 목표와 치료 방법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세요.